[책]<베르나르 베르베르> 꿀벌의 예언 中,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순간 인간에게 남은 시간은 4년뿐이다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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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p.

우리가 태어나는 이유는 세 가지 때문이다.

1. 배우기 위해.
2. 경험하기 위해.
3.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23p.

저 나무가 시간을 상징한다고 한번 생각해 봐. 뿌리는 과거를, 줄기는 현재를, 가지는 미래에 해당한다고 말이야. 과거는 땅에 묻혀 있어 보이지 않지. 그래서 우리가 실제로 보는 대상이 아니라, 머릿속에만 떠올리는 대상인 거야. 과거는 땅속 깊이 뻗어 있는 긴 뿌리들 속에 흩어져 있어. 이런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단단하고 선명하지. 하나의 줄기 속에 들어 있거든. 미래는 나뭇잎이 달린 무수한 가지들로 이루어져 있어. 실현 가능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의미하는 무성한 나뭇잎들은 서로 경쟁하듯 자라나. 그러다가 햇빛과 수액이 부족한 나뭇잎은 말라 죽게 되지. 나뭇가지 전체가 꺾여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이건 어떤 미래의 방향들이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지. 하지만 하나뿐인 줄기에서 뻗어 나와 살아남은 다른 나뭇가지들은 눈에 보이는 단단하고 통합된 현재의 연장선에서 계속 자라게 되네. 나무는 계속 자라나. 하지만 이 미래의 나뭇가지들은 굵고 단단해질 수도, 가늘어져 꺾일 수도 있네.


28p.

정신적 경험을 공유하는 데는 웃음만 한 게 없어. 앞으로 공연할 때 이 점을 명심해야겠어. 관객들이 진지하기보다 편안해지는 게 더 중요해. 스스럼없이 농담을 섞어 가며 자기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겠어.


29p.

미래의 자신을 만나는 최면은 난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어.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당신은 방금 퇴행 최면과 대비되는 일종의 선행 최면 기술을 선보인 거야.


46p.

자신의 입장을 상대방에게 <설명>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서로에게 화를 내는 것일 뿐이야. 입으로 한참 떠들고 나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애초의 생각에서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은 채 내가 옳다는 걸 이제 상대가 깨달았으려니 하면서 얘기를 끝내니까.


48p.

개는 인간처럼 노화와 다가올 죽음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 않아. 오로지 현재를 살 뿐이야. 삶을 대하는 순수하고 건강한 관점이긴 하지만 극히 제한적인 시각이지.


74p.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단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모를 뿐이야> 하고 아버지가 말하면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몰라. 우리가 그것의 작동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 모를 뿐이야> 하고 어머니가 맞받았다.


83p.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누구나 거짓말을 해요. 그리고 모두가 자신이 하는 거짓말이 진실이라고 확신한다고 나는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또 어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죠.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겁니다. 악의를 가지고 일부러 하기도 하고 공포에 사로잡혀 하게 되기도 해요. 심지어는 지적 게으름이나 무지가 거짓말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에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니까 자기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그럴듯한 얘기를 꾸며 내는 거죠. 우리는 다종다양한 정보의 퍼즐을 맞추어 역사를 해석하게 됩니다. 나폴레옹이 말했듯 <역사는 우리 모두가 합의한 거짓말들의 집합>입니다.


90p.

미래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야기꾼들의 것이라고 나는 확신해......


94p.

내가 중세를 선택한 건 대성당을 건축하던 시대를 향한 애정 때문이야. 중세 시대에서 내가 가장 높이 사는 건 명예에 부여하는 가치야. 그때는 전쟁을 할 때도 기사도가 지켜졌지. 사람들은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약속을 깨면 지옥에 가게 된다는 공포를 느낄 정도였지. 그만큼 말에 무게가 있었던 시대란 뜻이야. 그뿐만 아니라 연인 관계도 정중함과 존중에 기반하고 있었어.


97p.

「브뤼노와 나는 큰 공통점이 있으니까요. 우린 둘 다 어정쩡한 합의나 중도파 정부 같은 개념을 경멸해요. 반드시 필요한 급진적인 결정을 내리는 대신 쉬운 타협을 선택하는 겁쟁이들과 팔자 늘어진 부르주아들도 우린 질색이에요.」

「멜리사와 난 혁명을 믿어요. 어중간하고 미적지근한 절충안보다는 혁명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신봉하죠.」


103p.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소설을 쓰고 싶어지게 마련이야. 잊히는 게 두려우니까.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출판사이기도 하지만 불명성의 공장인지도 몰라.


127p.

검은 까마귀 떼가 하늘에 떠서 병사들을 내려다보며 깍깍거린다. 벌써 파리들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귓전에 크게 들린다. 전투가 벌어지면 제일 신나는 동물들이다.

세상사라는 게 그래. 누구의 불행이 다른 사람에겐 행복이 되지.


169p.

고립무원의 외톨이에 인생 낙오자가 됐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르네는 아버지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혼자면 더 빨리 갈 수 있고 함께면 더 멀리 갈 수 있지.>


170p.

제가 역사가들을 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에 비유했죠. 오늘은 그들이 투사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해요. 진실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찾아낸 진실을 전파해야 하는 역사가의 일은 투쟁이나 다름없죠. <거짓 속에 사는 데 익숙해지다 보면 진실이 의심스러워 보이게 마련이다.>


176p.

그 말씀을 들으니 플라톤의 동굴 우화가 생각나요. 동굴 안에 갇혀 있다 바깥세상을 보고 온 사람들이 자신들의 눈으로 본 것을 말하자 동굴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그들을 비웃고 거짓말쟁이 취급을 하죠. 그러자 밖에 나갔다 온 사람들은 자신들이 세상의 빛을 봤다는 사실조차 의심하게 돼요. 우리는 스스로 한 경험을 믿기보다 주변 사람들 다수가 가진 견해를 더 믿기 마련이에요. 그런 게 인간이죠.


188p.

수도사들에게 부탁해 읽고 쓰는 법을 배웠어. 그야말로 모범생이었지. 갈증을 느끼던 내 영혼이 드디어 샘물을 만났으니까. 수도원자잉 수도사가 되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더군. 더없이 기쁠 것이라고 대답했지. 길 잃은 양을 구하는 마음으로 한 그 제안이 내가 받은 일생 최고의 선물이었네.


195p.

그때 나는 원정 일지를 썼어요. 우리가 만난 다양한 민족들과 그들의 풍습, 건축물, 현지인의 생김새까지 상세히 기록해 놓았죠. 저녁이 되면 기사들이 내 옆으로 모여들었어요. 나는 그들에게 수도원 도서관에서 읽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죠. 시인이었던 당신과 달리 나는 이야기꾼이었어요.


201p.

「그 사람 얘긴 이제 그만해요. 알코올 의존은 병이에요. 그 사람은 비난할 게 아니라 불쌍히 여길 대상이에요.」

부녀가 다정한 포옹을 나눈다.

피해자가 오히려 수치심을 느끼면서 자기 탓이라고 하는 저런 상황이야말로 최악이지.


204p.

경황없는 가운데에서도 비방할 힘은 남아 있는 모양이야. 그래, 이렇게 함으로써 자기 확신을 강화하려는 거겠지. 예전에 아버지가 하신 말씀대로 <우리는 이해가 안 되면 일단 판단부터 하려고 들어. 그렇게 해야 상대를 제압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으니까.>


214p.

우리의 최대의 적은 미래에 대한 공포예요. 십자군이 당도한다는 소문은 동족들 사이에 오래전부터 퍼져 있었어요. 하지만 우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장을 할 생각도, 그렇다고 달아날 생각도 하지 않고 기도만 하면서 죽음의 순간을 기다렸어요. (...) 그런데 당신의 행동이 그런 정신 상태에 대한 자각을 일깨웠죠.


225p.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전형적으로 보이는 반응이 어떤지 알아? 이렇게 다섯 단계를 거쳐 반응한대. 1. 조롱한다. 2. 말도 안 되는 가설이라며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공격한다. 3. 가능성까지는 인정하지만 여전히 개연성은 낮다고 본다. 4. 진실임을 받아들이고 나서 왜 미처 그런 생각을 못 했는지 궁금해한다. 5. 너무도 명백한 진실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처음엔 그것을 의심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과 인간이 유인원의 후손이라는 것도 이런 단계를 거쳐 받아들여졌어.


258p.

전투를 하다 보니 죽음이 멀지 않다고 느껴지더군. 그때와 비교하면 요즘 우릳르은 얼마나 안전하게 살고 있는지 몰라. 그 당시 십자군 기사에게 하루하루 살아 있는 것은 기적이었어. 다음 날에도 그 기적이 되풀이될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 그러니 감정의 요동이 얼마나 격렬했겠나.


286p.

태초부터 인간이 천사, 하느님, 악마, 마귀라는 이름으로 부른 존재들은 실은 나처럼 퇴행 최면으로 자신의 전생과 얘기를 나누기 위해 미래에서 차자온 사람들이었는지도 몰라......


287p.

우린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어. 매일 잔칫상 같은 식사를 하는 게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지. 땅이 우리에게 채소와 과일을 주고 동물은 우유와 꿀과 자신의 살을 내어주는데 우리는 고마운 줄도 몰라.


299p.

밀랍이 시간을 견뎌 냈어. 꿀벌은 9백 년의 시간을 버티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구나........


336p.

과묵한 기사는 이런 상황에 정확히 요구되는 운전 기술을 보여 준다.




<꿀벌의 예언>에서 얻어 꼭 써보고픈 표현과 단어


* 참선 : 선사(禪師)에게 나아가 선도를 배워 닦거나, 스스로 선법을 닦아 구함.

* 굴터분하다 : ‘구리터분하다’의 준말.

* 위시 : 여럿 중에서 어떤 대상을 첫자리 또는 대표로 삼음.

* 함치르르 : 깨끗하고 반지르르 윤이 나는 모양.

* 다종다양한 : 가짓수나 양식, 모양이 여러 가지로 많다.

* 몽매주의 : 배우거나 깨치려는 생각을 아예 포기하려는 사고방식이나 태도.

* 그라포마니아 증세 : 강박증의 하나. 어디에든 무엇인가를 쓰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증상이다.

* 파뉘르주의 양떼 : 맹목적으로 타인을 따르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

* 채치다 : (1)채찍 따위로 휘둘러 세게 치다. (2)일을 재촉하여 다그치다.

* 시너고그 : 유대교에서 집회와 예배의 장소로 쓰는 회당(會堂).

* 야금술 : 광석에서 금속을 골라내는 방법이나 기술.

* 풀무 : 불을 피울 때에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 골풀무와 손풀무 두 가지가 있다.

* 튜닉 : 유럽 고대로부터의 기본적인 웃옷.

* 더께 : (1)몹시 찌든 물건에 앉은 거친 때. (2) 겹으로 쌓이거나 붙은 것. 또는 겹이 되게 덧붙은 것.

* 번제 :  구약 시대에, 짐승을 통째로 태워 제물로 바친 제사. 안식일, 매달 초하루와 무교절, 속죄제에 지냈다.

* 현학 : 이론이 깊고 어려워 깨닫기 힘든 학문.

* 소상히 : 분명하고 자세하게.

* 힐난 : 트집을 잡아 거북할 만큼 따지고 듦.

* 메시아 : 구약 성경에서, 초인간적 예지를 가지고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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